‘오퍼레이션 크리스마스 드롭’ 매년 이어지는 전통, 인류애를 실천하는 하늘길의 선물 전달
지난 12월 8일, 미크로네시아 외곽 섬들의 해변에 있었다면 낮게 비행하는 C130 수송기를 목격했을지도 모른다. 운 좋게 망원경을 들고 있었다면, 산타 모자를 쓰고 환하게 미소 짓는 조종사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갑자기 열린 비행기 뒤편에서는 대형 상자가 낙하산과 함께 천천히 떨어져 내렸다. 화려하게 장식된 이 상자들은 섬의 푸른 석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비행기는 날개를 기울이며 섬을 한 번 더 살폈다. 화물 배송을 확인하거나, 혹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하는 인사였을지도 모른다.
섬 주민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작은 보트를 타고 나가 상자를 끌어온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다. 이 상자에 어떤 선물이 담겨 있을지 궁금함이 가득한 표정들이 이어졌다.
이 장면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반복되는 ‘오퍼레이션 크리스마스 드롭’의 일부다. 이 전통은 1952년부터 시작된 미 공군의 인도적 지원 공수 작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적 항공 작전으로 알려져 있다.
각계의 협력으로 이어지는 나눔의 정신
태평양 지역 전역의 개인, 교회, 단체들이 매년 이 작전에 후원과 도움의 손길을 보탠다. 브렛 차일드,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의 미크로네시아 인도주의 담당자는 “이 작전은 기독교 교회와 자선 단체들이 사랑과 지원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특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올해 교회는 인도주의 부서를 통해 쌀, 어망, 낚싯바늘, 슬리퍼, 구급상자 등을 기부했다. 일부 개인 후원자들은 선물 상자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직접 후원하기도 했다. 후기 성도 교회의 선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장난감 가방을 기부하며 “어린이들이 크리스마스에 새 장난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토요일, 앤더슨 공군 기지의 격납고에는 기부자들이 모여 상자들을 장식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크리스마스 트리, 구유 장면, 눈사람, 산타가 운전하는 C130 등 다양한 성탄 이미지를 상자에 직접 그려 넣는다.
이후 젊은 공군들이 일명 ‘산타의 요정’ 역할을 하며 선물 상자들이 잘 포장되었는지 최종 점검을 한다. 이들은 상자가 공중에서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를 마친다.
60개 섬에 전해진 2024년의 희망
2024년, 오퍼레이션 크리스마스 드롭 은 총 60개의 섬에 선물을 전달했다. 미 공군의 C130 수송기들은 한국, 일본, 필리핀, 호주, 캐나다 등 동맹국들의 협력을 받아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이 전달한 선물은 섬 주민들에게 크리스마스 기쁨뿐만 아니라 새해에도 이어질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오퍼레이션 크리스마스 드롭은 단순한 선물 전달을 넘어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인류애의 실천으로 자리 잡았다.
원본기사: 사이판 트리뷴 – Love from Above 2024—Operation Christmas Dr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