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출신 차모로족 교육자 이그나시오 델라크루즈(Ignacio Dela Cruz)가 괌과 북마리아나제도(CNMI) 통합 및 주지 지위(Statehood) 추진 제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통합은 지역 간 불균형과 CNMI 고유의 법과 문화, 자치권 상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더 많은 피해를 낳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통합 정부 소재지는 괌? CNMI는 소외될 것”
델라크루즈는 “괌과 통합할 경우, 정부 소재지는 어디가 될 것인가? 당연히 인구가 많은 괌이 될 것”이라며, CNMI 주민들이 정치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새로운 마리아나 입법부가 구성되면, 괌 출신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고, CNMI 주민과 단절된 이들이 CNMI를 대표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MI의 자치법과 문화, 상징까지 잃게 된다”
델라크루즈는 통합으로 인해 CNMI 고유의 자치법인 헌법 제12조(Article 12)가 폐지될 가능성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헌법 제12조는 북마리아나 혈통 주민만이 토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괌에는 이와 같은 법이 없다. 그는 “이 조항이 사라질 경우, CNMI 부동산 가격은 괌처럼 급등할 것이며, 토지 소유권도 외부 자본에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통합 시, 우리는 CNMI의 국기와 국가(‘Gi Talo Gi Halom Tasi’)까지 포기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삶과 역사에 깊이 스며든 상징이며, 괌도 자신의 국가(‘Fanoghe CHamoru’)를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체성 상실을 우려했다.
“우리는 하나의 마리아나지만, 서로 다르다”
델라크루즈는 “일부에서는 ‘우리는 하나의 마리아나’라고 말하지만, 괌과 CNMI는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며, “통합은 문화적·정치적 자살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괌과 CNMI가 역사적으로 다른 길을 걸어왔음을 강조하며, 1969년 괌 주민들이 통합을 거부했고, 이후 CNMI는 미국과의 자치협약을 통해 독자적인 길을 선택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델라크루즈는 “우리는 CNMI로서 존재하기에 자긍심을 가지며, 우리의 정체성은 지금의 지위를 통해 지켜지고 있다”고 덧붙였다.